“불법파견, 탕. 비정규직 차별, 탕. 노조파괴, 탕!” 불법파견·비정규직 차별·노조파괴 문제 해결을 외치며 전국 순회투쟁에 나선 ‘금속노조 소탕단’이 엿새 동안의 일정을 모두 마쳤다.
‘불법파견 처벌·노조법 2조 개정 촉구! 2021년 금속노조 하반기 소탕단(아래 소탕단)’은 10월 2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불법파견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찰 방해로 기자회견에 같이 하지 못한 소탕단 참가자들은 대검찰청 주변에서 불법파견 피해사례를 알리는 선전전을 동시 진행했다.
노조 소탕단은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불법파견 혐의에 대해 불기소를 남발하거나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제기했다. 불법파견 문제가 20년 넘도록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기약 없는 소송으로 내몰리는 것은 검찰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탕단은 불법파견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불법파견 정도는 눈감아주겠다며 검찰이 꾸준히 신호를 보내는 탓에 노동자들의 연이은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승소와 노동부 불법파견 시정명령에도 사용자들이 범죄를 마음껏 저지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검찰을 향한 불법파견 피해노동자들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이들은 검찰이 명확한 불법파견 증거에도 사용자들을 봐주기 위해 시간을 질질 끈다며, 검찰에 한목소리로 신속 수사를 촉구했다. 불법파견이 중대범죄인 만큼 구속수사, 징역형 구형 등 엄중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명노 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은 재벌 대기업과 사용자들 뒤 봐주는 검찰이 불법파견 범죄확산 공범이라며 “검찰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조 활동에는 온갖 죄명을 갖다 붙여 처벌에 나서면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위아 등에서 저지르는 불법파견 범죄에는 눈을 감는다”라고 검찰의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불법파견 처벌·노조법 2조 개정 촉구 2021년 금속노조 하반기 소탕단’이 10월 2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불법파견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향주
‘불법파견 처벌·노조법 2조 개정 촉구 2021년 금속노조 하반기 소탕단’이 10월 2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불법파견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향주
‘불법파견 처벌·노조법 2조 개정 촉구 2021년 금속노조 하반기 소탕단’이 10월 2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불법파견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향주
배성도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장이 10월 2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연 ‘불법파견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불법파견을 노동자의 삶을 부수는 심각한 범죄라고 규탄하고 있다. 박향주
‘불법파견 처벌·노조법 2조 개정 촉구 2021년 금속노조 하반기 소탕단’이 10월 2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불법파견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향주
서진이엔지 해고자인 이병락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대의원도 마이크를 잡았다. 이병락 대의원은 “부당 해고당한 지 1년이 훌쩍 넘었고 노동부가 현대건설기계 원청에 해고자 직접고용을 지시했지만 사측은 계속 버티고 있다. 노동자들은 하루하루 피 말리는 시간을 보내는데, 검찰은 지금까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지엠 불법파견 문제도 심각하다. 배성도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장은 불법파견을 비정규 노동자 삶을 일그러뜨리는 심각한 사회적 범죄라고 규정했다. 배 지회장은 “한국지엠 자본이 중대범죄인 불법파견을 오랜 시간 대규모로 저질렀지만, 사장은 벌금 7백만 원 받았다. 7백만 원 내고 7천억 원 벌 수 있으니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파견을 마구 저지르는 것”이라며 불법파견 엄중 처벌을 주장했다.
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는 검찰 자본 편향 태도와 시간 끌기의 대표 피해 사업장이다. 남기웅 사무장에 따르면 2015년 노조설립 이후 문자로 해고통보를 받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아사히글라스를 불법파견으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2017년 노동부는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송치했지만,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이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려 당시 재판까지 가지 못했다.
남기웅 사무장은 “지회가 항고하고 투쟁한 덕분에 고소한 지 6년 1개월 만인 올해 8월 1심 재판이 열렸고 사용자는 당연히 유죄를 받았다”라며 “검찰 탓에 아사히글라스 자본은 불법파견을 사용하고도 형사처벌을 피할 뻔했고, 1심 판결이 나오는 데만 무려 6년이 걸렸다”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끝으로 올 하반기 소탕단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금속노조는 지난 4월에 이어 올해 두 번의 소탕단 활동을 진행했다.
10월 1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출발한 소탕단은 현대자동차 부산본부 앞 자동차판매연대지회 농성장, 창원 현대위아·한국지엠 공장, 포스코 광양제철소, 현대제철 순천공장, 구미 아사히 등 금속노조 내 대표적인 불법파견·비정규직 차별 사업장을 순회했다. 서울 현대차그룹 본사와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등을 거친 노조 소탕단은 대검찰청 앞에서 불법파견 철폐 한뜻을 모으고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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