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3-25 12:49
오랜만에 압구정 국내영업본부에 갔다.
출근시간에 맞춰 가기위해 5시50분에 집을 나섰는데 도착하니 7시20분이다.
늦지 않게 도착했다는 안도감에 좌판을 벌려놓고 손님(?)을 받으려는데 손님이 없다.
알아보니 본부는 8시까지 출근인데다 임원 및 부서장들이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7시 1~20분이면 모두 출근한다는 것이다. 인사규정에 엄연히 출근시간 8시30분으로
명기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들 멋대로 30분이나 앞당기고 그것도 모자라 정상적인
출근시간 보다 1시간 넘게 일찍 출근하는 그들을 생각하니 왠지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가 않다.
좀 더 서두르면 그들의 출근 모습을 볼 수는 있을 텐데 그러면 저들은 그들을 더 일찍
출근하게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그러한 부당한 지시는 거부하는 것이
마땅할 것임에도 무조건 순종하도록 길들여진 그들은 출근시간이 더 빨라진 것이 나 때문이라고
원망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그래서 나는 북을 쳤다. 깨어나라고.
- 북소리 -
북을 쳐본다.
북소리는 사람을 깨우고, 징소리는 귀신을 깨운다.
사실 난 북소리를 들으면 심장이 띄고 근육이 움찔거려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그들도 나와 같으리라는 작은 희망을 갖고 북을 쳐본다.
깨어나라고, 깨어나라고 북을 쳐본다.
밖에서 아무리 쳐본들 감옥처럼 철옹성으로 둘러싸인 그곳에서 북소리가 들릴까?
그래도 북을 쳐본다.
깨어나라고.......
지금 깨어나지 않으면 영혼 없는 인간이 된다.
지금 깨어나지 않으면 징소리를 듣게 된다.
영혼이 없는 인간은 인간이 아니다. 귀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