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9-01-13 09:39
글쓴이:박경순 진보정치 부소장
올 해 정세전망의 도움글입니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 2009년 통일정세와 우리의 과제 >
2008년이 가고 2009년이 다가오고 있다.
올 한해는 그 어느 해보다 격변과 격동의 한해로 기록될 것이다. 올해를 총괄적으로 평가해 보면 새로운 도전이 몰아닥친 한해이자, 또한 새로운 희망이 싹튼 한해였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나라 대선과 총선에서 보수 세력의 득세는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과 시련을 던져주었으며, 미국 발 금융공황으로부터 초래된 경제위기 상황은 민중들의 경제생활에 불안과 고통을 안겨주었다. 또한 새로 등장한 이명박 정권의 퇴행적 반북대결정책은 남북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 화해협력과 통일을 바라는 칠천만 민중들에게 절망과 고통을 가져다주었다.
반면에 촛불대항쟁,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미 대선에서 네오콘의 참패는 화해협력세력, 평화세력, 민주개혁세력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새로 다가오는 2009년도는 우리들에게 어떠한 모습으로 등장할 것이며, 그 속에서 칠천만 민중들의 화해협력과 자주통일의 염원은 어떻게 관철될 것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1. 2009년 북미관계와 6자회담의 전망과 쟁점
2009년 한반도 자주통일정세는 새로 등장한 미국의 오바마 정부 하에서의 북미관계의 변화양상에 의해 규정될 것이라 데 이의를 달 사람들은 없다. 또한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은 과거 부시정부(대북정책 수정이전)와는 상당정도 다를 것이라는 데에도 이견이 없다. 단지 그 성격과 의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왕설래가 많다. 일부에서는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에 지나친 기대를 하고 있는 반면에 일부에서는 본질적으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기대와 전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2009년 한반도 정세(북미관계)를 예측하는 데에 있어서 미국 중심론적 관점에 서 있다는 점에서는 별로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즉 미국의 대북 정책의 한반도 정세를 결정할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러한 견해는 일면적 진실을 담고 있지만 한반도 정세의 변화발전의 본질적 흐름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으며, 향후 전망을 제시함에 있어서도 오류에 빠질 우려가 높다.
사실 지금까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의 기본 흐름과 방향은 미국의 대북 정책에 기인된 것이라기보다 북한의 대미 압박(북한의 정책과 입장)에 미국이 양보(굴복?)하는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미국의 대북정책의 변화는 이러한 현실상황의 변화를 수동적으로 반영한 것에 불과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것은 지난 10월 12일 0시(한국시간)에 발표된 대북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조처에서 가장 극적으로 드러났다. 부시행정부는 공화당 대선 후보 측과 네오콘들의 강력한 압력에 굴복해 최소한 대선 때까지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지연시키고 대북강경압박정책을 고수하려 했으나, 북한의 강력한 반격에 놀라 공화당 대선후보 측의 반발을 무릎 쓰고 적전분열을 감수하면서까지 테러지원국 명단삭제조처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은 한반도 핵문제 해결의 기본흐름을 미국이 주도하기보다 오히려 북한 측이 주도하고 있다는 산 증거로 된다. 이러한 것은 비단 테러지원국 명단삭제조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제반 합의와 그 이행과정이 모두 그러했다. 이것이 엄연한 현실이며, 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의 폭과 범위에 따라 한반도 정세변화가 크게 좌우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한반도 정세변화에 결정적 요인이라고 말할 수 없다.
또한 한반도 정세변화에 간과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이명박 정부의 태도여하이다. 물론 미국의 대북정책은 자체의 독자적인 판단과 이익에 기초해서 결정되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태도가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없다. 한마디로 북미간의 관계정상화흐름을 이명박 정부가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반도 핵문제 해결과 북미관계 정상화 흐름에서 일정한 장애요인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2009년 한반도 정세는 북한의 태도와 입장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가운데, 미국의 대북정책의 향방, 이명박 정부의 태도에 따라 커다란 흐름이 좌우될 것이며, 중국, 러시아 일본 변수는 부차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⑴ 북한의 대미정책의 전망.
북한의 대미정책 향방이 한반도 정세를 규정할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앞서 논증한대로 지금까지 북한의 입장과 정책이 북미관계와 6자회담의 기본흐름을 좌우해왔다는 점에서 볼 때 오바마 정부 등장이후에도 북한의 태도와 입장이 한반도 정세흐름에서 가장 결정적 변수로 될 것이다.
오바마 정부 하에서 북한의 대미정책의 목표와 방향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예상과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대부분의 예상과 추측들에서 간과하거나 잘못 추측하고 있는 요소가 두 가지 있다.
첫째는 북한의 정책적 목표에 대한 오해이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북한의 대미정책의 목표를 북한의 체제 보장에 있다고 보고, 미국이 북한의 체제보장을 용인해 주는 정책을 펼치게 되면 북미대화와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며, 북미대타협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북한의 목표와 입장에 대한 주관적이며 아전인수격인 평가이다. 지금까지 북한 측의 주장과 행동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북한의 정책적 목표는 단순히 체제보장에 있지 않다. 북한 측 스스로도 자기체제는 자기들의 힘으로 지킬 수 있기 때문에 그 누가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것은 단순히 주장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정책을 규정해 주는 기본 관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까지 북한의 말과 행동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때 그들의 정책적 목표는 단순히 수동적인 체제보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북미평화공존체제의 구축에 있다. 적극적인 북미평화공존체제라는 것은 세 가지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것은 북미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자주적 통일 실현이다. 북한은 이 세 가지 요소가 실현되었을 때에만 한반도 평화가 항구히 보장되며 진정한 의미에서 북미평화공존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대미정책은 항상 이 세 가지를 포함한 적극적 의미의 북미평화공존체제 구축을 목표를 향하고 있다.
둘째는 북한의 국제정치적 지위에 대한 오해이다.
북한의 국제정치적 지위는 그 누가 명시적으로 선언하고 규정해 줌으로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정치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힘의 크기에 따라 규정된다. 현대 국제정치외교관계에서 국제관계를 규정하는 양대 요소는 정치군사력과 경제력이다. 여기에서 보다 규정적 요소는 정치군사력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핵실험이후 북한의 국제정치적 지위는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가로서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고 있다. 최근 미국 국방부산하 합동군사령부가 발간한 합동작전 평가보고서에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적시한 소동(?)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미국이 북한을 공식적으로 핵보유국이라고 천명하던 말던 북한은 이미 핵보유국이며,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인정한 토대위에서 대북정책(대북정치군사전략)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점이 2000년 10월 조미 공동코뮤니케를 발표했던 당시와 달라진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하에서 북미관계가 2000년 상황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한계를 갖고 있다.
북한은 스스로 핵보유국이라는 전제아래에서 적극적 북미평화공존체제 구축을 총적인 목표로 삼고, 이에 기초해서 대미전략과 정책을 세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북한의 대미정책의 기본 방향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첫째, 행동대 행동의 원칙에 기초한 단계적 접근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북한의 대미정책은 오바마 정책등장이후에도 일관된 정책과 노선에 따라 진행될 것이며, 그 기초는 행동대 행동의 원칙에 따른 단계적 접근전략이다. 북한은 적극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최종적 목표를 일관되게 지향해 나가면서, 그것이 한꺼번에 관철되기 어려운 현실여건을 고려해 행동대 행동의 원칙 하에서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오바마 정부에 대한 과도한 기대아래에서 성급한 해결을 모색하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제시한 정치군사적 경제적 보상에 상응하는 자신들의 행동범위를 제시하고 이것을 맞바꾸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이다.
둘째, 북미 직접 협상을 통한 포괄적 해법을 모색할 것이다.
북한은 오바마 정부 하에서 북미직접협상에 더욱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6자회담의 유용성을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6자회담의 틀’보다 ‘북미직접협상’을 더욱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직접협상에 치중할 것이라고 보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북미군사문제가 다음단계 협상의 중심쟁점으로 될 것이기 때문이며, 둘째는 한국정부가 6자회담의 원활한 진행의 방해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북미직접협상이 진전되면 진전될수록 6자회담은 북미직접협상을 보완하고, 그 실행을 담보해 주는 보완적 협상틀로서 변모할 것이며, 새롭게 동북아 다자 안보체제 구축(동북아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다자협상의 틀로 그 성격 변환을 모색해 나갈 확률이 높다.
셋째, 선군에 기초한 대화와 협상전략을 구사할 것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선군에 기초한 대화와 협상전략을 구사해 왔으며, 이러한 원칙은 오바마 정부등장이후에도 일관되게 견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선군에 기초한 대화와 협상전략이란 자위적 정치군사적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 발전시켜 나가면서 이 힘을 갖고 상대방에 압박을 가해 정치적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대화와 협상방식이다. 이것은 흔히 강대국이 약소국을 상대로 자신들의 정치외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협상전략인데, 흔히 약소국으로 알려진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이러한 협상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잘 납득되지 않으나 지금까지 전개양상을 분석해보면 이것이 사실이며, 이러한 협상전략이 성공적으로 먹혀들었다는 것이다.
⑵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의 명과 암.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의 향방 역시 한반도 정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불문가지이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이 그 자체로 한반도 정세흐름의 기본방향을 좌지우지하지는 못하겠지만 그 흐름의 완급을 좌우할 수 있는 정도의 힘을 갖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일반적으로 오바마 정부는 부시행정부와는 다른 대북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본 필자도 이러한 견해에 동의한다. 분명 오바마 정부는 초기 부시행정부가 추구했던 일방주의적 대북 압박노선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며, 대북 관여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갈 것이다. 여기에서 대북 관여정책이란 ‘개입을 통한 변화를 추구하는 정책’으로 대화와 협상, 체제인정에 기초한 관계정상화를 통해 상대방의 체제와 제도를 내부적으로 변화시켜 나감으로서 자신들의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려는 전략이다.
이러한 점에서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와 협상을 모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은 오바마 스스로 적성국 국가수반과도 조건 없는 협상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며, 북한과도 취임 1년 이내에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발언을 한데서도 잘 드러난다. 또한 오바마행정부의 대북정책라인들도 대부분 북미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에 매우 적극적인 인사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또한 미국이 처한 객관적 조건 역시 대북압박정책을 펼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경제공황을 극복하는 문제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조건에서 공세적인 대외정책을 펼치기는 어렵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을 종합해 볼 때 오바마 정부는 북한과의 적극적인 대화정책을 펼칠 것이 분명하며, 한반도 핵문제 해결에 매우 유리한 조건과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기본 방향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첫째, 방어적 관여정책을 추구할 것이다.
방어적 관여정책이란 한반도에 대한 지배력과 영향력의 유지시키되 북한체제 붕괴를 목표로 한 대북적대시 정책은 포기하는 정책을 말한다. 즉 한미군사동맹체제는 유지하되 북미평화공존과 관계정상화를 추구하려 할 것이다.
둘째, 핵비확산 정책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북한의 핵보유 저지정책은 이미 파산했다. 미국 국방부 보고서 파동은 이를 잘 반증해 준다. 미국은 내적으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저지정책은 이미 실패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향후 대북핵정책은 핵무기 보유저지정책에서 핵확산 저지정책으로 중심이동을 할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되, 핵확산을 저지시킨다는 것을 말하며, 핵무기 보유국에게 핵확산을 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평화공존과 관계정상화(개입)를 통해 핵확산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것밖에 없다. 핵무기보유국을 상대로 무력으로나 정치군사적 압박을 통해 핵확산을 저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셋째, 북미직접대화를 보다 강화할 것이다.
6자회담이라는 다자대화 틀은 대북적대시 정책의 불가피한 산물이다. 오바마 정부도 6자회담이라는 다자대화의 틀을 포기하지는 않겠지만, 6자회담의 틀보다는 북미직접대화를 통해 대담한 문제해결을 모색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하에서 북미대화와 협상이 과연 순탄하게 진행되기만 할 것인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낙관론으로만 일관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것은 오바마 행정부하에서도 여전히 많은 암초와 난관들이 가로놓여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북미양국의 전략적 목표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게 핵심이며, 미국이 과연 변화된 현실을 얼마나 냉정하게 수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다음이다.
무엇보다도 북미양국의 전략적 목표의 불일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미국은 기존 한반도 질서의 기본 틀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반면에 북한은 기존 한반도 질서의 기본 틀의 변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처럼 북미양국은 전략적으로 완전히 상반된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즉 동상이몽이며,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밝히면 한반도 비핵화 다음 단계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이며, 여기에서 핵심은 미국의 대한반도 군사전략(군사적 대북압박정책)의 변경문제이다. 과연 미국의 기존의 대한반도 군사전략(군사적 대북적대정책)을 수정 포기할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에 지금으로서 그렇다고 답할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오바마 정부가 그렇게 전략적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담보도 없다.
다음으로 오바마 정부가 북미대화와 협상에서 변화된 현실을 인정한데 기초해서 대화와 협상전략을 구사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것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실질적으로 인정하고, 그로 인해 변화된 한반도와 동북아 질서의 변화를 수용해서 대화와 협상을 진전시켜 나가지 않는다면, 북한과의 생산적인 대화와 협상을 진행시켜 나가기 어렵다.
⑶ 한반도 정세에서 한국변수의 역할
오바마 정부하에서의 한반도 정세 흐름을 논하는 데에 있어서 ‘한국변수’를 간과할 수 없다. 한국변수란 한국정부의 역할에 관한 것이다. 한반도 정세변화의 기본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북미양국관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정부의 역할은 제한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정부가 통미봉남 상황을 두려워하는 것도 스스로 한반도 정세 변화의 기본 축으로 될 수 없는 처지와 입장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철저히 미국 자신의 국가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짜일 것이며, 한국정부의 처지와 입장을 적극적으로 배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정부의 불만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국가적 이익을 관철할 수 있다면 북한과의 대담한 빅딜을 시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고 ‘한반도 정세변화에서 한국변수 역할’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커다란 실수를 할 수 있다. 한국정부는 일본정부와 달리 한반도 정세변화에서 내부적 요인이며, 그 중에서도 상당한 힘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요한 요인이다. 이점은 한국정부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다양한 견해에도 불구하고,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의 역할이 독자적 변수가 아닌 종속변수이긴 해도 북미대화와 협상의 촉진자역할을 할 수도 있고, 방해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부시행정부하에서 한국정부는 북미대화와 협상의 촉진자 역할을 했으며, 북미대화와 6자회담의 진전에 긍정적 역할을 함으로서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부시행정부하에서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고 심각한 대결양상이 펼쳐졌을 때 한국정부는 북미대화와 협상을 촉진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으며,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바마 정부하에서 한국정부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이점에서 낙관론보다 비관론이 우세한 편이다. 벌써부터 한국정부가 북미대화를 방해하고 대결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번 12월 8일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대표회의에서 한국정부의 입장과 태도가 단적으로 그러하다. 한국정부는 가장 강경한 입장으로 북한을 압박함으로서 실질적으로 6자회담을 깨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북미양자 협의에서 합의된 정신과 원칙 합의내용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이것을 깨뜨리고 6자회담을 파탄시키려 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정부가 앞으로 계속해서 북미대화와 협상의 방해자 역할을 한다면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은 중대한 난관에 봉착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
⑷ 2009년 한반도 정세 전망.
이상과 같이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제 변수들을 종합해 볼 때 2009년 한반도 정세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흐름 속에서 전개될 것이다.
첫째, 한반도 정세는 기본적으로 북미양국의 정치군사적 힘의 역관계에 따라 기본방향과 속도가 결정되며, 특히 현재의 북미관계에서 정세(협상)의 주도권을 틀어쥐고 있는 북한의 태도와 입장이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핵실험이후 형성 발전되고 있는 북미 평화공존과 관계정상화 흐름이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될 것이며, 북미대화와 협상은 여러 가지 난관과 장애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갈 것이다.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결단 여하에 따라 북미 간에 통 큰 협상과 타협이 가능하고, 그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큰 폭에서 변화하는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이 2009년 한반도 정세의 핵심이다.
둘째, 한반도 군사문제(평화체제 문제)가 북미협상의 중심쟁점으로 등장할 것이다. 한반도 군사문제야말로 가장 핵심적이며 기본적인 문제이다. 이것은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이 본질적으로 군사적 적대정책을 기본 축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현실을 놓고 보면 자명하다. 지금까지 북미협상(6자회담)에서는 군사적 문제는 우회해 왔다. 북한 측은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 등 군사적 문제를 회담장에서 제기하고 요구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회담의 중심 쟁점으로 삼지 않았고,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특히 행동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북미협상과정에서 군사문제는 아직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북미관계에서는 이러한 군사적 적대정책의 철회문제 더 나가 주한미군 주둔과 같은 한반도 군사구조의 변화문제가 회담의 중심적 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며, 북한 측은 북핵포기에 대한 보상조치로서 군사적 적대정책 철회의 구체적 행동조치를 요구하고 나설 공산이 매우 높다. 여기에서 주목해 봐야 할 문제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정상회담 개최여부이다.
셋째, 6자회담의 비중이 약화되고 북미직접협상을 통한 포괄적 협상이 진행될 것이다. 6자회담은 북미양국의 이해와 요구에 비추어 그 긍정적 기능보다 부정적 기능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한일양국이 북미협상에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하고 있는 현재의 조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북한이나 미국이나 6자회담이 거북스러울 것이다. 그렇다고 6자회담 틀을 전면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조건에서 6자회담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도 그 비중과 역할을 축소해 나갈 것이며 북미양자 협상과 실천 틀을 새로 구축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넷째, 한국정부가 북미협상의 방해자로 등장할 것이며, 그에 따라 북미협상이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이다. 2009년 한반도 정세발전에서 한국정부의 반북대결적 태도와 입장이 가장 커다란 방해요소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앞서 밝힌 대로 한반도 정세발전에서 한국정부의 역할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한반도 정세의 기본흐름을 좌우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변화의 폭과 속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대담한 북미협상을 추진하려해도 한국정부의 방해자 역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하는 문제는 결코 쉽지 않은 골치꺼리로 대두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한국정부가 이러한 자신들의 능력을 과신하고, 사사건건 북미대화와 협상을 방해해 나선다면 역풍을 맞을 확률이 매우 높다. 앞서 밝힌 바대로 미국정부의 대북정책은 철저히 자국의 실리를 관철하는 원칙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그것을 관철하는데 장애가 된다면 한국정부 정도는 무시해 버릴 것이다. 한국정부가 6자회담 장 등 각종 대화와 협상공간에서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미국의 의도에 맞게 돌격대 역할을 한다면 한국정부의 역할을 인정하고 용인하겠지만 사사건건 방해만 된다면 한국정부를 배제하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한국정부는 한반도정세발전에 아무런 역할도 찾지 못한 채 국내외적으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져버릴 것이다.
이상과 같은 기본 흐름에 따라 2009년 한반도 정세가 흘러갈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새로 등장한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의 풍향이다. 오바마 정부가 대북정책에서 어떤 구체적 정책과 노선을 취하는가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오바마 정부가 대담한 접근을 시도할 경우 고위급 쌍무방문과 대화가 촉진되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될 경우 정상급 회담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
2. 2009년 남북관계의 발전 전망.
2008년도는 남북관계에서 최악의 해였다. 북미관계에서는 테러지원국 명단삭제라는 북미긴장완화의 뚜렷한 결실이 나왔고, 오마바 당선으로 북미관계 개선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분석이 지배적이며, 2009년 북미관계에 대한 상당한 기대와 희망이 존재한다. 반면에 남북관계는 지난 7월 금강산관광 중단사태에 이어 12.1 군사분계선 차단 조치로 인해 개성관광이 중단되고 개성공단마저 존폐기로에 놓이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가고 있다. 남북관계가 이처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 가게 된 것은 전적으로 새로 등장한 이명박 정부의 반북대결적 대북정책 때문이다. 2009년도에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근본적 전환이 없는 한 현재의 대결국면이 개선될 여지가 전혀 없으며, 더욱 더 악화될 것이 명백하다.
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분석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특징은 극단적 증오만이 있을 뿐 구체적 대북정책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정책 목표가 분명해야 하며,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 정책수단을 갖추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목표가 우선 모호하다. 대북정책의 목표가 남북관계 개선에 있는 것인지 남북관계 악화(남북대결과 전쟁)에 있는 것인지가 모호하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대북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는 비핵개방 3000은 한마디로 북한체제 붕괴론의 변형이며, 북한이 체제 변화를 추진한다면 그에 상응해 남북관계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정책이다. 이는 역으로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체제 변화를 추진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남북관계 발전도 없다는 것을 말하며, 부시행정부 초기의 선핵포기노선의 극단적 변형이다. 이러한 대결주의적 정책은 필연적으로 상대방의 반발을 초래하면서 남북관계 악화를 자초할 수밖에 없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처럼 목표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그것을 관철할 수 있는 구체적 정책수단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부시행정부 초기의 선핵포기 노선은 부시행정부의 대북 정치군사적 경제적 압박, 외교적 고립이라는 정책수단을 상정하고 있다. 부시행정부의 선핵포기노선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바로 이러한 미국의 정책수단이 북한의 정치군사적 반격으로 무용지물로 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시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그 정책수단의 실효성 여부를 떠나 구체적 정책수단을 상정하고 있었다. 반면에 이명박 정부의 한국판 선핵포기노선(비핵개방 3000)은 그것을 관철할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는 대북 경제적 지원 중단을 대북정책관철의 압력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 몰라도 북한 측에서 먼저 개성공단 중단에 가까운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봐 대북 경제적 지원 중단(개성공단 지원 중단)은 비핵개방 3000을 관철할 수 있는 압박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전혀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비핵개방 3000은 대북정책이라기보다 국내정치적 도구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남북관계를 노골적으로 중단할 수 없는 조건에서 북한이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내세워 실질적으로 남북관계를 단절시키고 냉전적 대결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진짜 의도가 아닌가 한다. 이런 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를 인위적으로 파탄시켰다고 평가한 것은 정확한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이와 같은 태도와 입장은 2009년에도 전혀 바뀔 것 같지 않다.
⑵ 북한의 대남정책 분석
2009년도 북한의 대남정책은 6.15 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인정하고 존중한데 기초해, 이것을 이행해 나가는 것을 출발점으로 삼아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것을 요약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들은 6.15 공동선언, 10.4선언의 핵심적 요체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명박 정부는 10.4선언의 핵심적 요체를 경제협력에서 찾고 있는 듯한데, 경제협력은 10.4선언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10.4선언의 핵심적 요체는 남북관계의 기본 원칙에 관한 합의이다. 즉 상대방의 체제와 제도를 명실상부하게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상대방의 체제와 제도를 변형시키거나 무너뜨리려 하지 않을 것, 공존공영의 남북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 등이다. 이렇게 볼 때 비핵개방 3000은 10.4선언과 정면 배치되고 대립되며, 이명박 정부가 10.4선언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면 비핵개방 3000을 폐기해야 한다.
⑶ 2009년 남북관계 전개양상
2009년도에도 남북관계 개선 여지는 별로 없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현재로서는 예견할 수 없으며, 기존 대북정책을 더욱 완강하게 고수하려고 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09년도에 남북관계는 2008년도보다 더욱 악화될 것 같다. 그나마 근근이 유지되고 있는 개성공단 사업도 남북관계의 극적인 전환이 없는 비관적이다. 아마도 2009년도는 남북관계에서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 같다.
2009년도 남북관계개선의 유일한 활로는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올 것인가?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이명박 정부가 스스로의 정책적 판단을 통해 대북정책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을 바꿀 수 있는 경우란 비핵개방 3000으로 표현되고 있는 대결주의적 대북정책이 대중적으로 철저히 파탄 나고 이명박 정부가 국내외적으로 심각한 고립무원의 상태로 빠질 때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조성될 가능성은 없는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2009년도에도 2008년도 못지않게 국내외 정세가 격변과 격동으로 점철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의 대북대결정책도 수정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다.
무엇보다도 국제적 금융공황 사태와 이명박 정부의 반민중적 경제정책이 전 국민적 불만과 분노, 반발과 투쟁을 불러와 국내정치가 요동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결주의적 대북정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이명박 정부로서는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의 금융공황사태가 메케인 진영의 정치군사적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대외정책 추진에 타격을 주고, 북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강제해 냈던 경험은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시사적이다.
또한 한반도 정세를 규정하는 북미관계에서도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북미정상회담과 같은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것이 한국정치와 국민 대중들에게 주는 충격파는 가히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 나가 북미군사관계에서 일정한 변화가 가시화된다면 이명박 정부는 남북대화 거부정책을 계속 견지해 나가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국내정치도 순탄하게 진행되기라고 보기 어렵다. 이명박 정부의 반민중적 반개혁적 과거회귀적이며 파쇼적 정책들에 대한 국민 대중들의 불만은 어느 지점에 이르게 되면 다시 폭발할 것이며, 이럴 경우 이명박 정부는 일방주의적이고 반민주적이며 대결주의적 정책기조를 전면적으로 바꿀 것인가 민중들의 거센 항쟁에 직면할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다. 특히 2009년도는 2010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각 정당과 정치세력들 사이에서 피나는 혈투가 전개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여론이 불리해지게 되면 집권여당 내부의 반발도 격화될 것이며 이명박 정부의 대결적 대북정책 수정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이명박 정부가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
3. 시민 사회단체의 역할과 과제
2009년 한반도 정세는 긍정과 부정이 교차하면서 매우 복잡 미묘하게 전개될 것이다. 북미관계 개선가능성이라는 긍정적 요인이 두드러지는가 하면 남북관계 악화라는 부정적 요인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한마디로 낙관도 비관도 허용할 수 없는 엄중한 정세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2009년도 정세에서 남북 화해협력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시민 사회단체의 책임과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막중하다.
첫째 남북대화를 복원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끊어진 남북대화가 복원되려면 무엇보다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근본적 전환이 선결되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근본적 전환은 오로지 대중적 강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2008년도의 교훈이다. 이명박 정부 스스로 대북정책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다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아래로부터 대중적 강제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6.15공동선언 10.4선언이야말로 남북관계의 기초중의 기초이며, 대장정이다. 여기에 기초하지 않는 남북관계란 존재할 수 없다.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남북화해협력을 부정하고 남북대결을 추구하는 것으로 될 수밖에 없다.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금과옥조로 내세워야 남북관계가 원활하게 발전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6.15공동선언, 10.4선언 이행의 기치를 대중적으로 높이 들고 광범한 군중 속으로 들어가 대중적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즉 군중 속으로 깊이 들어가 군중들과 함께 하는 평화운동, 화해협력운동, 자주통일운동을 활발하게 펼쳐나가야 한다. 특히 한반도 정세의 급변가능성이 존재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진보개혁의 물결이 서서히 고양되고 있는 정세를 잘 활용해 대중 속에서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면 커다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많다. 중요한 것은 낙관이다. 낙관을 갖고 대중과 함께 6.15공동선언 10.4선언 기치를 앞세워 활동하고 투쟁한다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변경을 강제해 낼 수 있으며, 6.15공동선언 10.4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추동해 낼 수 있다.
둘째 한반도 평화실현운동을 활기차게 펼쳐 나가야 한다.
오바마 정부 등장이후 한반도 정세는 한반도 평화실현에 매우 유리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유리한 정세를 놓치지 않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것이야말로 결코 놓쳐서는 안될 민족사적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긍정과 한계를 잘 살펴봐야 한다. 앞서 밝힌 바대로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과거에 비해 긍정적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근본적 한계 또한 명백하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관여정책은 한반도에 대한 기득권 옹호라는 근본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기득권옹호란 달리 말하면 주한미군 영구 주둔과 한반도 분단체제 유지를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근본적 한계를 우리민족 자체의 힘으로 타파하지 않으면 긍정적 요소마저 잘 살릴 수 없다. 향후 등장하게 될 한반도 평화문제에 있어서 통일지향적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이러한 한계를 타파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주한미군 문제등 통일지향적 평화체제 구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주체적 활동과 투쟁을 활발하게 펼쳐나가야 한다.
셋째 보수회귀를 막아내고 개혁과 진보를 옹호하기 위한 범국민적 활동과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남북관계는 결국 홀로 가지 않는다. 남북관계는 한국사회의 총체적 정치지형의 변화와 함께 앞으로 나간다. 현재 남북관계 발전에서 제기되는 어려움은 한국사회의 보수회귀세력에 의한 총체적 수구화경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보수회귀세력에 의한 수구화 움직임을 저지 파탄시켜 내지 않는다면 남북관계만 홀로 앞으로 잘 나가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전 사회적 수구화 움직임을 저지하고 개혁 진보적 가치와 흐름을 고수하기 위한 범국민적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가야 한다.
